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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독서

책 읽어주기의 기적

by 우당탕탕 투썬맘 202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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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매일매일 책을 읽어주고 계신가요? 이 글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면 정서와 독서 습관형성에 좋다'는 뻔한 이야기를 쓰고자 함이 아니다. 실제로 책 읽어주기의 기적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대기업 워킹맘 호기롭게 퇴사하다

5년 전 15년 정도 다닌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명분은 초등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케어하겠다는 것이었지만 그 즈음 심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4~5년을 결혼, 출산과 육아로 휴직과 재직을 왔다 갔다 했다.

둘째를 끝으로 회사에 돌아갔는데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미안했고, 고생하는 엄마에게도 미안했고, 어중간하게 일을 마무리하고 쫓기듯 집으로 가면서 사무실의 팀원에게도 미안했다.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퇴사 이후에도 2년 정도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회사만 그만두면 완벽한 전업주부가 될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헛헛한 마음에 공부를 해서 자격증도 따보고, 유튜브를 보며 코바늘에 미친 듯이 매달렸다.

내 만족의 항아리는 옆구리가 깨져서 물을 아무리 가져다 부어도 전혀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큰아이가 2학년이 되던 어느날 몸이 망가져 버렸다.

7kg도 넘게 살이 쪘고, 목과 허리가 망가져 몇 달을 치료받아야 했다.

갑상선은 약을 아무리 먹어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 

 

변해야 한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다.

도장 찍기 즉, 매일 뭔가를 해서 얻는 성취감이 필요했다.

낡은 동네 휘트니스에 가입하고 운동을 했다.

 

동시에 엄마로써 잔소리말고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새벽에 나가고 밤에 들어오기 일쑤였으니 루틴하게 지속적으로 해준 일이 없었다.

그러다 손에 잡히는 대로 동화책 한 권이라도 매일 매일 읽어주자고 결심했다.

 

이 정도면 매일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

 

 

동화책을 읽어주는 게 힐링이 된다

두 아들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자기 전 독서라니.. 엄마가 책을 읽어준다고?

책장에 거의 보지 않고 꼿혀 있는 전집 중에 아무거나 골라서 읽기 시작했다.

혼자 읽으라고 하면 읽지 않더니 읽어 주니깐 재미있어 했다.

그림을 보고 잘 그렸네 못 그렸네 평가까지 해가며 즐거워한다.

이제 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먼저 책을 골라 온다.

너무 힘이 들면 한 권을 후루룩 읽기도 하고 화가 날 때는 영혼 없이 읽기도 했다.

그냥 무조건 매일 읽었다.

잠들기 전에 엄마 목소리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아이들은 좋아했다.

 

하지만 여기서 제일 좋아진 사람은 바로 '나' 였다.

따뜻하고 예쁜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지도 못한 위로를 받고 있었다.

토끼의 사랑이 너무 아름다웠고 비를 맞고 있는 사자가 안쓰러웠다.

아이들이 재잘되는 말도 안되는 소리도 재미있었다.

책 읽어주기의 기적이었다.

 

행복하고 감사하다.

운동과 책 읽어 주기를 하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회복되었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죄책감이 사라졌다.

책 속에 있는 메세지를 아이들에게 평소에도 들려주게 되었다.

니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
어떻게 니가 엄마에게 왔을까, 너무 감사하다.

 

15분 책 읽어주기의 기적

 

'15분 책읽어주기의 기적' 짐 트렐리즈 작가는 말한다.

장차 내 아이가 책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잘하게 되고 나아가 지혜롭고 똑똑하게 자라길 바란다면 내 아이가 어떤 장소에 있든 상관없이 책을 읽어주세요.

작가는 15분 책 읽어주기는 부모라면 아이에게 꼭 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의 언어 발달,활자 습득뿐만 아니라 정서발달 부모와의 유대감 형성에도 책 읽어주기만큼 좋은 것은 없다.

 

 

동화책의 힘

책 읽어주기 시간 덕분에 도서관을 자주 가게 되었고 많은 동화책을 보게 되었다.

동화책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름다운 그림, 정성스러운 색, 따뜻한 글.

 

아이가 커도 좋아하던 동화책은 버리지 말고 그래도 두라는 말이 있다.

뒤돌아 보지 않고 달리던 아이가 가만 어릴 때 읽던 동화책을 들여다 보고 숨 쉴 수 있게 그대로 두라고.

동화책을 보며 엄마의 목소리, 따뜻한 체온, 나누었던 이야기들 떠올리며 쉬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동화책을 읽어 주며 힐링했던 것처럼.

 

책 읽어주기의 기적 여러분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책읽맘 (책 읽어주는 엄마) 추천 동화

1. 토끼의 결혼식 (지은이 : 가스윌리엄, 출판사 : 시공주니어)

예쁜 그림과 더 아름다운 글이 있는 동화이다.

걱정이 많아 보이는 까만토끼의 소원은 하얀토끼와 영원히 함께 있는 것이다. 

'네가 나의 모든 것이 되어 주면 좋겠어!' 라는 까만토끼의 말에 둘은 결혼식을 올린다.

 

2. 핀두스, 니가 참 좋아 (지은이 :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출판사 :  풀빛)

말하는 귀여운 고양이 핀두스와 할아버지의 일상을 그린 동화이다.

누가 내 채소밭을 망쳐놨지, 신나는 텐트치기,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등 시리즈가 여럿있다.

잔잔한 이야기와 시골집 그림이 아름답다.

 

3. 딸깍, 우주로 보내는 신호 (지은이 : 데이비드 리치필드, 출판 : 재능교육)

우주선의 그림에 반하게 되는 동화책이다.

주인공 헤더가 숲에서 손전등으로 우주에 신호를 보내는데 거짓말같이 우주인이 찾아온다.

아쉬운 우주인과의 만남이 그리워 세월이 흘러도 계속 손전등 신호를 보내는 헤더.

과연 우주인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꼭 한번 보시길 바란다.

 

4. 도서관에 간 사자 (지은이:미셸 누드슨, 출판사 : 웅진주니어)

도서관 책 읽어주기 시간을 좋아하는 사자가 나온다.

어느새 도서관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된 사자의 이야기로 보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책의 일부분이 소개되어 있다. 토끼, 시골집,우주선, 사자가 그림에 있다.
추천 도서

오늘은 열심히 책 읽어주는 엄마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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