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아이와 엄마 사이의 줄다리기로 하루하루 힘들고 고통스러운 집이 많다. 공부하겠다고 책상에 앉아는 있지만,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게임만 하는 아이를 보면 울화통이 치민다. 특히, 자식의 공부를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부모님들에게 자식 공부 때문에 발생하는 이 분쟁은 마음의 병까지 일으키기도 한다. 언제쯤 이 힘겨운 싸움이 끝날까 싶고 잔소리가 아닌 다른 방법은 없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우리의 뇌를 최적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한 번 알아보고 적용해 보자.
뇌를 잘 작동시켜야 공부가 잘 된다
우리 뇌에는 신경가소성이 있어 내가 어떠한 습관을 형성하느냐에 따라 공부 잘하는 뇌가 되기도 하고 공부 못하는 뇌가 되기도 한다.
뇌가 습관을 만드는 법
우리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똑같은 생각을 계속한다면 뉴런들은 내가 행동하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재배선되기 시작한다.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이 옳든 옳지 않든 상관이 없다. 우리가 뇌에 무엇을 하도록 가르쳤냐에 따라 장기 강화 과정은 당신을 더 훌륭한 학습자로 만들 수고, 반대로 학습이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 적당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틈날 때마다 SNS를 누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면 뇌의 의지력 회로를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
뇌의 배선이 변화하는 여섯 단계
1단계 - 부정: 변화에 따르는 단점이 이점보다 더 커 보인다. 자꾸 변화를 거부하려는 이유를 찾게 된다. 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이때 내가 이 변화를 결심하면 어떤 이득이 있을지 계속 질문을 던지면 나의 뇌는 변화에 따르는 이득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2단계 - 의심 : 여전히 변화에 대해 반대되는 감정을 느낀다. 변화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내가 가장 먼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3단계 - 의지 : 이쯤 되면 변화에 따르는 이득이 단점보다 크다는 것을 이해했다. 이때부터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4단계 - 실행 : 변화를 가져올 행동을 취하고 있고, 뇌가 변화하는 방향으로 재배선되기 시작한다.
5단계 - 유지 : 장기 강화가 확고하게 진행 중이고, 우리는 자기 행동이 자동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주의하지 않으면 여전히 예전의 습관으로 돌아가 버릴 수 있다.
6단계 - 실수 : 습관이 변하는 동안 몇 차례 실수는 경험하는 것은 정상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한다.
효과적인 학습을 위한 준비
수업의 준비를 철저히 한다.
첫 수업부터 좋은 태도로 임하면 이미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취는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고, 다시 이런 느낌을 받기 위해 애쓰게 된다. 그날의 첫 수업 준비를 소홀히 한다면 계속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이 무능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수업을 미리 준비하고 참여하면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고, 더욱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작은 성공이 또 다른 성공을 부르게 된다.
미리 선행을 해서 다 알고 가라는 뜻이 아니다. 어떤 내용을 배울 예정인지 목차와 소제목 정도 살펴보고 가볍게 읽어 모르는 어휘 정도 한번 알아보고 가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이렇게만 해도 선생님의 설명이 더 잘 들리고 집중이 잘된다. 여기서 어휘를 미리 살펴보고 가면 수업 중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보통 수업을 듣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 부분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자주 그러다 보면 수업의 맥락을 따라갈 수 없게 되고 지겹고 어려운 시간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읽기 기술을 향상해야 한다.
몇 살이든, 공부하는 분야가 무엇이든 읽기 기술은 필수이다. 여기에서 읽기 기술은 재미를 위한 글을 읽는 기술이 아니고 학습을 위한 글을 읽는 기술이다.
읽기 기술을 연마하는 방법
1. 어휘의 달인이 되자. 학습을 위한 글을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는 무조건 찾아봐야 한다.
2. 교과서에 실린 내용은 절대 건너뛰지 말자. 교과서에는 허투루 쓰인 것은 없다. 도표, 그래프, 삽화, 강조문, 기사, 요약 같은 것을 대충 보고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이런 요소에는 이해를 높여주는 필수 정보가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3.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라. 계획은 언제나 쉽고 간단해야 한다. 한 번에 2시간을 읽겠어, 300페이지 책을 하루에 다 읽겠어! 와 같은 어렵고 힘든 계획 말고 하루에 30분 읽기, 하루 10페이지 읽기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4. 헤매는 기분이 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교과서를 읽다가 갑자기 방금 무슨 내용을 읽었는지 모르겠다면 당장 멈추고 헤매기 시작한 부분으로 돌아가 다시 읽는다. 처음부터 다시 읽어 이해하지 못한 채로 끝까지 읽어가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시간만 더 든다.
5. 멀티태스킹을 막아라. 뇌는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다. 잠시 멈추고 빠르게 다른 일을 하다 다시 멈추고 또 다른 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멀티태스킹은 시간을 절약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뇌를 힘들게 만들고 중요한 정보와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가려내지 못하게 만든다. 뇌는 한 번에 한 가지에 집중할 때 성능이 좋다는 것을 명심하라.
에너지와 활력이 넘지는 상태를 유지하자.
1.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한다. 한번 자리에 앉으면 쉬지 않고 끝장을 보는 것이 공부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짧은 휴식 시간을 가지면 과제에 집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시간이 지나면 찾아오는 집중력의 저하를 막아준다. 50분 공부하고 10분 쉬고의 사이클을 돌려라
2. 몸을 움직이자. 일어나 몸을 움직여 피를 순환시키자. 스트레칭이나 산책이 좋다.
기초를 통달하기 전에는 선행은 금물이다.
단단한 반석 위에 공부를 쌓아 올려야 나중에 할 일이 줄어든다. 따라서 현재 배우고 있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확실히 되고 현재의 교과목에 대한 심화까지 완전한 이후에 상급 과정을 들어 배움을 확장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뒤처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현 교과목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행 과정을 진행하면 시간이 지나 다시 뒤로 되돌아가야 하는 시간 낭비를 겪을 수 있다.
공부의 체계화
큰 개요를 외우고 내가 어느 부분을 공부하고 있는지 인지한다
내가 하는 공부의 큰 그림을 먼저 그려야 한다. '큰 그림'이란 생각의 개요를 말한다. 무작정 공부하겠다고 뛰어들어 읽고 외우지 말고 논리의 흐름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에는 목차를 먼저 보고 외워두는 방법이 있다. 책을 볼 때, 큰 글씨의 목차를 먼저 보면서 이 책에서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 어떤 순서로 배우는지를 파악한다. 큰 흐름이 파악되면 소제목을 살펴본다. 목차에 있는 단어나 문장은 이 책의 핵심이며 정수이다. 이것을 이해하려고 책을 읽는 것이고 무엇을 배우고 알아야 하는 것인지 목적을 갖게 되면 더욱 빨리 이해할 수 있다.
나만의 시스템을 개발하라
무엇을 공부하든 공부하는 모든 과목에 대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시스템은 나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말하고 이것은 중학교까지 반드시 찾아야 한다. 소리 내어 공부하기, 적으면서 하기, 가르치면서 하기 등등 수많은 공부법이 있다. 이 중에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부 방법을 찾는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 맞는 시스템을 찾고 나면 학습의 과정 자체가 단순해지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가 있다. 명심하라 어느 전교 1등의 공부법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야 한다.
인출하라
흔히 학교, 학원 수업을 듣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 공부했다고 생각한다. 듣기만 하는 것은 내 것이 아니다. 그냥 알고 있다는 느낌에 불과하다. 반드시 스스로 인출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망각곡선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을 것이다. 사람은 배우고 나서 1시간 정도만 지나고 70% 이상을 잊어버린다고 한다.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알고 있다는 느낌은 들어봤다는 느낌으로 바뀌며 한 달 정도 흐르면 1~2%의 기억만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학습 이후에 반드시 주기적으로 복습해야 한다.
1. 수업을 듣고 바로 방과 후에 백지에 그날 배운 내용을 적어본다. 내가 실제로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무엇을 모르는지 알 수가 있다.
2. 내가 적지 못한 내용은 다시 교과서를 보거나 강의를 들으며 기억하고 백지에 적는 연습을 반복하여 모두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이때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3. 일주일 뒤에 다시 생각하며 적어보거나 문제를 풀어본다. 여기서 다시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다시 기억한다.
4. 한 달 뒤에 다시 복습한다.
5. 시험 전에 전체적으로 복습하고 시험에 임한다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보내고 자꾸 인출하는 연습을 하면 다시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을 때 이 기억을 새로운 기억과 연결해서 더 쉽게 학습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공부 머리를 최적화하는 기술을 알아보았다. 올바른 학습 습관을 형성하여 공부하는 뇌를 만들면 아이와 공부 때문에 싸우는 일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늘도 공부하는 엄마를 응원합니다.
참조: 공부하는 뇌, 지은이 다니엘 G. 에이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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