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기르면서 당황하는 순간이 많다.
그 중에서도 '왜' 라는 질문을 받으면, 순간 '내가 구글 알렉사 였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초등 아이에게 받은 질문 중에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공부를 왜 해야되나요?
눈치 채셨겠지만 질문의 저변에는 나는 놀고만 싶고 이 힘든 공부는 하기 싫다라는 의미가 깔려 있다.
중·고등학생이면 좋은 대학에 가려면 입시를 잘 치러야 한다라는 정확한 메세지를 전하면 될텐데..
초등학생에게 입시는 너무 멀고 대학교는 보이지도 않는다.
공부의 동기
'똑똑해지기 위해 하는 거야' 라고 답했더니 아이는
'나는 지금도 똑똑해' 라고 말한다.
넌 아직 안 똑똑하다고 할 수도 없고 더 똑똑해져야 한다고 했더니 다시 왜? 라고 묻는다.
휴.....
공부동기를 초등학생에게 어떻게 설명하며 좋을까?
일단 아이의 수준에 맞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아이의 관심사와 연결 짓기
2학년 2학기에 아이는 세계여러나라에 대해 배웠다. 국기부터 수도, 인사말, 음식 등을 배우며 가보고 싶은 나라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었다고 했다. 우리 아이는 뉴욕과 캐나다에 가고 싶어 했다.
얼른 이것을 영어 공부의 동기와 연결지었다.
친구와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면 전 세계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영어 공부를 해두면 그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하니 이해하는 눈치다.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손흥민 선수의 영어 인터뷰 영상을 보여준다. 말이 필요없다.
전 세계의 훌륭한 책은 거의 모두 영어로 되어 있다.(영어로 쓰여졌거나 번역되어 있음)
영어를 알면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고 엄청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튜브도 영어로 된 콘텐츠가 90%가 넘는다. 영어를 알면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물론 아이의 말로 설명하였다)
직업을 가지기 위해
직업은 내가 잘하는 것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것을 하면서 돈을 버는 일이다.
내가 잘하는 것이 많을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을 편리하게 할 수 있고 세상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스스로 똑똑해지고 현명해지면 잘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공부를 한다.
너의 뇌가 똑똑해지고 있어
아이는 어려운 수학 문제 풀기를 힘겨워한다.
그 때, 멍게의 뇌 이야기를 해주었다.
멍게는 성체가 되면 유생일 때 지니고 있던 자신의 뇌를 소화시킨다.
유생일때는 뇌를 이용해 먹이를 찾아 다니지만 어딘가에 붙어서 더 이상 움직일 필요가 없어지면 자신의 뇌를 먹는다.
뇌는 신체의 어느부분보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에너지 소모가 많은 뇌가 필요 없게 되자 뇌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생각하는 힘이 없는 뇌는 멍게의 뇌같이 쓸모없는 뇌가 된다라는 교훈을 주며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람의 뇌도 사용하지 않으면 뇌의 신경세포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뇌는 새로운 학습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타고난 지능이 뛰어나도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습관화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고 했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데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수학은 단계를 밟아가며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공부하는 방식을 따른다.
어려운 수학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동안 너의 뇌는 엄청나게 활동하며 신경 세포를 만들고 연결하고 있다.
뇌가 똑똑해지고 있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뜬구름 잡듯이 이야기 하는 것보단 바다생물 이야기를 해주고 그것을 내 머릿 속과 연결지어 말해주는 것이 더 나았다.
수학 문제의 정답을 맞추던, 못 맞추던 문제를 푸는 과정 속에서 지금 너의 뇌가 엄청나게 똑똑해지고 있어, 힘내라고 말해주었다.
독서는 또다른 내가 되는 것
뇌는 실제 경험한 일과 몰입하여 읽은 책에서 경험한 것을 구별하지 못한다.
아이가 책을 정말 재미있게 푹 빠져서 읽으면 뇌는 책의 주인공이 경험한 일을 마치 내가 경험한 것인양 기억한다.
사람이 살면서 직접 경험 할 수 있는 일은 적다. 하지만 집에서 책을 읽으면 우리는 저 먼 아프리카에 갈 수도 있고, 바닷 속을 여행할 수도 있고 판타지의 세계로 날아갈 수도 있다.
주인공이 된 것처럼 재미있게 책을 읽어보렴!
위의 말들을 100% 받아들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그 전보단 더 재미있게 책을 읽었고, 금방 모른다고 찾아 왔을 수학 문제풀이도 한 번은 더 생각해보는 눈치였다. (물론 며칠이 지나면 또 공부는 왜 해야 돼 하며 몸을 비비 꼬고있지만... 다시 얘기해 주면 된다.)
과정을 즐기는 동기부여
칭찬을 많이 해주면 좋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칭찬을 하는 방식이다.
아이를 칭찬할 때에는 그 과정을 칭찬해 주어야 한다. 공부 성과의 결과보다는 그 노력의 가치를 칭찬해야 한다.
실패했더라도 과정 속에 잘 된 부분을 찾아 칭찬하고 실패를 돌아보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결과에 대해 평가하지 않고 과정 중 잘된 점은 칭찬하고 문제점은 개선 하도록 해야한다.
< 좋은 칭찬 >
너는 정말 노력 천재야
어려운 문제에 도전했다는 게 훌륭해.
그걸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거야.
숙제를 집중해서 끝마쳤다는게 자랑스럽다.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정말 축하해.
준비한다고 매일 복습하고 꾸준히 노력하더니 정말 대견하다.
꾸준히 나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거야 정말 대단하다.
틀려서 속상하겠다. 틀리고 나서 화만 내고 마는 건 어리석은 거야.
틀린 문제를 통해서 니가 다시 배우면 돼.
어디 부분에서 잘못 생각했는지 같이 보자.
< 나쁜 칭찬 >
100점 맞았다고, 역시 넌 똑똑해
머리가 좋아서 그런가보다
공부에 대해 가장 좋지 않은 동기부여는 단순히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것이다.
공부는 배우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배우는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과정을 칭찬하고 노력의 가치를 격려하자.
성장 마인드셋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타고난 지능만을 믿는 사람이다.
고정 마인드셋의 학생들은 교과서를 읽고 필기한 내용을 공부한다. 내용이 어려우면 그냥 반복해서 읽고 가능한 한 통째로 외워버리려고 한다. 그리고 성적이 안 좋게 나오면 '이 과목은 나랑 안맞아 '하고 결론지어버린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지능은 충분히 개발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자신의 학습과 동기를 완벽하게 관리한다. 수업 내용을 무조건 외우려고 덤비는 대신, 수업의 핵심의미와 원칙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완전히 이해하기 전까지는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시험을 잘 보려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배우고 이해하기 위해서 공부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똑똑하고 사전지식이 풍부하고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라
공부를 하는 태도가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학생들의 성적을 좋게 만드는 것이다.
'재능' 그 자체가 능력이 아니다.
끝없는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재능을 키우는 것이다.
초등학생에게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배움이라는 것은 인간이 의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능력입니다.
우리는 배우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세상을 발전시킬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의 세상을 책임 질 아이는 배울 것이 많습니다.
오랜 시간 많은 것을 배워가며 힘들고 지칠겁니다.
배움 자체를 즐거워하고 감사할 수 있게 하는 말이라면 공부를 왜 하냐는 질문에 충분한 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참고 : 마인드셋 원한는 것을 이루는 태도의 힘, 지은이 : 캐럴 드웩 >
오늘도 공부하는 엄마를 응원합니다.
'초등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등부터 준비하는 입시 (0) | 2023.01.13 |
---|---|
초등학교 1학년 무엇을 준비할까 (0) | 2023.01.10 |
우리 집 초등학생 운동하고 있나요 (0) | 2023.01.07 |
초등 겨울방학 공부 습관을 잡아라 (0) | 2023.01.05 |
공부 때문에 아이와 싸우기 싫어요 (0) | 2023.01.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