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부를 해야 할까? 공부를 해야 하는 제대로 된 이유 그것이 알고 싶다. 우리가 공부 동기를 찾아다니는 이유는 명확하다. 공부가 정말 괴롭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많이 들어 본 말이 있을 것이다. 명문대에 진학해서 인생 역전하기 위해서 해야 한다. 공부 안 하면 나중에 커서 후회한다. 대한민국에서 대학 간판 엄청 중요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이런 대답은 이전 학력고사시절, 길게 보아도 2000년대 초에나 해당되는 말이다.
SKY의 시대는 끝났다
대학간판이 중요한 시대는 저물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이 아니고서야 더 이상 대학입학만으로 큰돈을 벌고 인생역전할 수 있는 기회는 없다고 보면 된다. 명문대를 나와도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고 또 다른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따야 겨우 사회에서 한 자리 차지할 수 있다. 혹자는 말한다 명문대에 입학한 그 경험만으로 인생의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으니 자신감을 갖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고. SKY 나와도 별 볼일 없더라 이런 뉴스를 차고 넘치도록 들었을 것이다. 대학 입학만 하면 나는 넘치는 성취감과 자신감으로 뭐든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입학 후 만나는 현실은 다음과 같다. 치열하게 공부해서 명문대에 들어갔지만 그저 그런 비슷한 삶, 내 꿈과는 동떨어진 현실 그래서 자꾸 바뀌는 꿈, 내 주위에 보이는 나와 비슷비슷한 친구들,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의 문. 이런 시대에 아이들은 더 이상 명문대 진학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기 힘들다.
지금 고등학교 교실풍경
지금의 고등학교 교실에서 이전과 같은 치열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예전 학생들이 더 똑똑하고 성실해서가 아니다. 명문대 진학이면 인생역전 가능했던 시대에는 1등이든 꼴등이든 학생들에게는 한 가지 목표가 있었다. 성공을 하든 못하든 누구든 대학 간판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향해 달렸다. 그 시절에는 누구나 바라보는 목표 지점 정도는 존재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들은 목표를 잃어버렸다. 의대를 목표로 하는 극상위권 학생들, 여러 해 실패 없는 내신관리를 하여 기회가 있는 친구들 이외에는 공부에 대한 열의가 없다. 하긴 하면서도 어차피 이전에 내신 다 망했는데, 내가 서울대 의대 갈 것도 아닌데 무슨 소용일까, 그렇고 그런 대학교에 가봐야 비슷한 인생 산다는데 공부를 뭐 하러 하나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아예 공부를 놓지도 못한다. 대학 안 가면 뭐 하지, 내 인생 망하는 건가라는 생각에 제대로 놀지도 못한다. 열심히 학원에 다니고 시험 준비를 하긴 한다.
공부를 하는 진짜 이유
뭔가에 몰입해서 진심으로 열심히 해보는 경험
학창 시절은 누구나 겪는다. 공부가 좋든 싫든, 잘하든 못하든 대부분은 이 시간을 피할 수 없다. 식상한 말일 수도 있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공부를 즐기라고는 못하겠다. 그건 아니다. 다만,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 해라
인생은 한 번뿐이다. 그래서 사람은 내 삶이 어떠한지 자꾸 돌아보고 끊임없이 후회한다. 내가 지금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은 이번 한 번뿐이다. 지금 이 경험을 함으로써 나에게 잘 맞는지 이 일이 기쁘고 행복한지, 아니면 정말 나랑은 맞지 않고 불쾌하고 괴로운지를 정확하게 알아내야 한다. 그래야 다음번에는 싫어하는 것은 제하고, 좋아하는 일을 더 하고 인생을 심플하게 살 수 있다.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자꾸 헤매면서 마음이 공허해지는 것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지금 학창 시절동안 치열하게 공부해 봐야 내가 공부랑 잘 맞는 사람인지 나는 어떤 공부를 좋아하는지, 내가 잘하는 공부가 무엇인지, 어떻게 공부하는 게 나에게 효과적인지를 구분해 낼 수가 있다. 대강 시켜서 공부해서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나중에 나이가 들어 후회하게 된다. 그때 수학을 좀 더 공부했더라면 수포자가 되지 않았을까?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했으면 내가 사회 생활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후회들 말이다.
고등학생시절 3년, 길게 중학생시절까지 다 하면 6년이다. 6년의 시간을 쓸모없이 보낼 텐 가?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제대로 공부하지도, 제대로 놀지도 못하면서 어정쩡하게 보내기엔 너무나 긴 인생의 소중한 시간이다. 일찍이 공부가 아닌 자신이 몰입할 무언가를 찾았다면 거기에 온 시간과 마음을 바쳐 그게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찾으면 된다. 요즘 시대는 학교 공부만이 길은 아니다. 무엇이든 전문적으로 할 수 있다면 더 큰 가능성이 있는 시대이다. 오히려 이런 패기 있는 학생들이 없다는 사실이 더 안타깝다.
공부 말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공부를 제대로 하자. 단순히 100점 맞기 위해서 1등 하기 위해서 칭찬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서 미친 듯이 해보자. 내가 공부할 때 어떤 부분을 좋아하고 어떤 부분을 싫어하는지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 치열하게 공부하자. 적어도 스스로 고등학교 졸업할 때, '나 그래도 고등시절 이것만큼은 열심히 했다. 나는 이런 부분을 좋아하니깐 이걸 더 하면서 살아야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공부 한 번 해보자.
공부 열심히 해봐야 싫어하는 일도 기꺼이 할 수 있다
공부, 정말 하기 싫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공부가 재미있어서, 무언가를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즐겁고 흥분돼서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런 공부를 치열하게 해 본 이 경험은 세상을 사는데 필요한 나만의 타이탄의 도구가 된다. 성인이 되고 세상을 살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보다 싫어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수 만 가지 싫어하는 일을 다 해내야 비로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를 해 본 사람은 내가 싫어하는 일도 기꺼이 할 수 있다. 그 어렵고 힘든 공부를 10여 년간 치열하게 해온 사람인데 그 무엇을 못하랴? 이루고 싶은 목적이 생긴다면 그는 싫고 어려운 일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열정적으로 해낸다. 한 번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포기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는 알고 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시대가 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몰입을 통해 나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 싫어하는 일도 기꺼이 감수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 이 두 가지는 그 어떤 세상이 와도 꼭 필요한 능력이다. 한 번뿐인 나의 학창 시절을 온전히 꽉꽉 채워 살기 위해 적어도 공부만큼은 열심히 해보는 것이 어떠한지 생각해 본다. 대학 간판과 같이 껍데기를 화려하게 꾸미기 위해서가 아니고 공부를 하며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은 초등학생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중고등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공부하는 엄마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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